*** 지도를 스캔할 수가 없어서 경기도연맹 소병조 회장님 복기지도 위에 덮어쓰기 방식으로 작성했다.
파란색은 전반부, 빨간색은 후반부 루트이다.
제주도 내려와서 두번째 맞는 대회였다. 대만 다녀온 후로 폭염에 지쳐 운동을 하지 못했었다. 그래도 나름 최선을 다해보고자 9월부터 동네 항구에서 아침마다 6km 정도씩 달리기를 했다. 편하게 꾸준히 달릴 수 있는 몸을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 천천히 팔굽혀펴기와 윗몸일으키기 그리고 런지를 매일 해보았다. 그 결과였을까? 이번 경기에서는 달리면서 힘들다는 느낌이 예전에 비해 덜했다. 꾸준히 제대로 운동하면 지금보다 더 향상될 수 있을 것 같다.
먼저, 영원한 띠동갑 라이벌 소병조 회장님의 루트와 시간을 비교해 보았다. 전체적으로 내가 조금씩 빨랐다. 띠동갑 보다 빨리 뛰는 것이야 당연할테지만 여태껏 한번도 이런 기록을 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이 모든 것이 훈련의 성과일 것이다. 나름 만족한다. ㅋㅋㅋ
이번 대회에서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코스설정이 아주 좋았다. 쉴틈없이 방향전환을 해가며 찾아다니는 재미가 아주 좋았다. 이번 대회에서 실수한 구간들을 되짚어 보았다.
4->5. 4번에서 5번으로 이동 중 기념탑 앞에서 2분 뒤에 출발한 소병조 회장님이 눈 앞을 가로질러 지나갔다. 방향을 보니 1번을 향해 가고 있는 것 같았다. 이게 실수였다. 소회장님을 쳐다보다가 기념탑 앞에서 진행방향을 놓쳤다. 다시 멈칫한 후에 기념탑에서 방향을 다시 재고 진행했다. 시간 차이는 37초. 작은 실수가 큰 시간차이를 만들었다.
7->8. 결정적 실수였다. 7번을 찾고 돌아나오는데 2분 전에 출발한 서원하 선수를 만났다. 아주 즐거워지는 순간이었다. 커피내기를 했기 때문이다. 7번에서 8번으로 이동하기 위해 바깥으로 돌까하다가 그냥 공원 안쪽으로 정하고 이동했다. 열심히 달려가다가 9번에서 찍고 나오는 서원하 선수를 또 만났다. 이때 난 왜 그랬을까? 그냥 빨리 서원하 선수를 따라가고 싶었을까? 꼬깃꼬깃 접힌 지도엔 8번은 접혀서 보이지 않았고 9번만이 덩그러니 보였다. 그래서 9번만 찍고 돌아나왔다...ㅠㅠ
10번에서 11번으로 갈 때에도 서원하 선수를 만났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19번까지 엎치락뒤치락거리며 달리다가 내가 먼저 결승점을 통과했다. 8번을 안찍은 줄도 모르고 커피내기에서 이겼다는 기쁨에 사로잡혀 싱글벙글거렸었는데... 망했다...ㅠㅠ
21->22. 체력이 떨어졌다. 건물을 우회하여 가려고 했으나 이미 몸은 건물 통과지점 앞까지 가 버렸다. 그래서 그냥 통과해서 가자고 했는데 시간 차이가 좀 났다.
이번 대회에서 개선할 점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5km 이상 꾸준히 달릴 수 있는 체력을 길러야 한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전반부에 비해 후반부 속도가 떨어진다. 차분히 그리고 꾸준히 운동을 통해 체력을 향상시켜야겠다.
둘째, 마인드컨트롤을 향상시켜야 한다. 내기를 해서만은 아니다. 평소에도 나름 경쟁자들을 만나면 흔들린다. 끝까지 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어야 하는데 자꾸 한 눈을 팔게 된다...ㅠㅠ
개선점이라고 써봤는데 이번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돌이켜보니 고질적인 문제였다. 다음 대회에서는 좀 더 만회해보겠다.